I. 글의 목적
이번이 벌써 두 번째 이직이다. 즉, 내가 다니게 될 세 번째 직장을 구하는 중이다. 근 1년 동안 많은 것을 도전하며 값진 경험을 쌓았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조금은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아주 사아~~알짝 열렸다. 결론은 "다시 회사로 돌아간다" 였고 그렇게 2024년에 들어와 직장을 구하고 있다. 긴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연차가 있어서 그런지 꽤나 많은 곳에서 면접을 보았다. 취업 혹한기에서 이렇게 면접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요즘이다.
면접을 보러 가면 항상 나오는 질문,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 있으세요?"
나는 이 질문을 들으면 거진 "사회생활 선배로써 보시기에 면접과 서류를 통해 보신 제 커리어 또는 저에 대한 조언을 주실 수 있으실까요?" 라는 질문을 드린다. 왜냐하면 구직자가 제출하는 이력서는 많은 고민 끝에 나온 나에 대한 "요약집"이고, 짧은 시간 이루어지는 면접은 "내가 온 힘을 다해 나를 PR한 시간" 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를 근거로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과 조언을 듣고 싶다. 내가 나아가야 할 커리어를 먼저 경험하신 분들의 이야기는 좀처럼 들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면접이라는 자리를 빌어 기회가 닿을 때마다 물어보고 있다.
100이면 100. 내가 위 질문을 했을 때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은 피드백은 정말 단 한 번도 없다. 내 앞에 있던 분들께서 각자의 선택과 경험으로 쌓아올린 의견은 항상 나에게 도움이 되었다. 사실, 오늘 본 면접에서도 너무 소중한 피드백을 들었고, 이 또한 역시 내가 생각해 보지 않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오늘은 현재 진행 중인 세 번째 직장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들은 피드백들을 정리하고, 나의 커리어패스에 적용시켜 보고자 한다. 내 머리속 생각을 정리하기 위함이지만, 우연히 이 페이지에 들어온 사람들 중 단 한명이라도 내가 받은 피드백을 통해 커리어패스에 대한 조그마한 인사이트를 얻으면 그것으로도 이 글은 가치가 있지 않을까...? ㅎㅎ
II. 오늘의 피드백: "본인이 그리는 커리어패스가 명확하지 않다. 와닿지 않는다"
크리티컬 히트! 면접관님의 판단은 정확했다. 왜냐하면 해당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대답했기 때문이다. JD를 기반한(어찌보면 짜맞춘) 커리어패스를 두리뭉술하게 제시했으므로 이런 피드백을 듣는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하지만 면접이 끝나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정말 나의 커리어패스를 정확하게 세워본 적이 없었다. 나의 커리어는 대개 내가 볼 때 "재밌어 보이는 일"들을 위주로 펼쳐 나갔기 때문에 장기적은 꼭지점을 두고 직무를 수행하기만 했다. 굳이 꼽자면 "나중에 팀장/부서장과 같은 관리자 역할을 해야지" 라는 막연한 생각 정도.
이 질문은 결국 Generalist vs Specialist라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지는데,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방향은 Generalist로서 다양한 업무를 한 것이 명확한데, 한편으로는 그 중 내가 가장 재밌게 하며 힘들어도 보람을 느꼈던 세부 분야에서 Specialty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 또한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으니 지금 내가 진행하는 회사들의 JD도 가지각색이다. Generalist도 있고 Specialist도 있다. 해당 포지션들을 지원한 이유는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해서인데 위 피드백을 받고 보니내가 진정 원하는 커리어패스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계획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현재 결론은 Generalist다. 난 어느 한 분야에서 뾰족하게 가져가며 Specialist 또는 Contributor/Advisor로 남기보다는 전체를 아우를 역량을 가진 Manager로 성장하고 싶다. 물론 Specialist로서 Manager Track을 밟아 나갈 수 있겠지만, 나는 내가 해보지 않은 영역들을 직접 탐험하며 나의 역량을 끌어내고 내가 경험한 각각의 직무 세부 분야들을 이어 나만의 색을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세부 영역들이 있기 때문에 힘들어도 >내가 부족한 부분을, >주체적으로 수행하며 배울 수 있는 곳에 갈 것이다. 내가 해당 회사에 입사했을 때 어느정도의 권한과 책임, 직무가 주어지는지 꼼꼼하게 확인한 후 선택을 해야겠지...
III. 내가 바라는 커리어패스의 모습은?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보기)
그렇다면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서, 내가 바라는 Generalist를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려한다. 우선, 직업이라는 것은 직장에서 가지는 나의 업무이기에 어떤 직장을 다닐 것이냐 하는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어떤 산업? IT
-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도, 더 빠르게 변화하는 IT업계에서 근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0인분을 하는 1명을 10명보다 더 중하게 여기는 산업 군에서, 나의 전문성 성장을 위해 챌린지를 받고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IT 기술 산업에서 커리어를 키워 나갈 것이다.
- 성장방향: 입사하게 될 회사 기술에 대한 기본 이해, 특정 세부 산업 내 인재상 특성 이해
- 어떤 회사? 글로벌 외국계
- 조직을 이루는 각각의 포지션의 역할이 명확하고, 해당 포지션에서 원하는 역량이 있다면 채용 또는 인사조치가 가능한 글로벌 외국계에서 커리어를 쌓는다. 로컬화가 되버려 국내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는 외국계가 아니라 글로벌 기준에 맞춰 한국지사를 포함한 모든 지사가 본사의 철학과 호흡에 맞춰 함께 나아가는 글로벌 환경의 외국계에서 커리어를 쌓아 나갈 것이다.
- 성장방향: 네트워킹 활성화, 특정 회사 타겟팅 분석(직무체계, 조직문화/핵심가치 등), 다국적 기업 내 협업 및 의사소통을 위한 영어구사능력 향상(고급-준원어민 수준까지를 목표)
- 커리어의 종착지는? C-level Manager
- 회사의 비즈니스 성과를 목표로 내가 담당한 조직부서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C-level Manager를 목표로 한다. 돌고 돌아 다시 직장이라는 곳에 들어 온 이상, 발은 땅 위에 두되 머리는 저 멀리 높은 산을 보며 나아가고자 한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명확한 산 정상을 보고 나아간다는 것 자체로도 나에게는 큰 고양감을 준다.
- 성장방향: "내가 나의 Manager라면" 이라는 생각 탑재, 상위 보고라인의 시선/관점 파악을 위한 노력
- 종착지를 향한 나의 커리어패스는?
- IT 글로벌 기업에서 커리어 시작(현재)
- Manager가 되었을 때 현업 업무구조 이해를 위해 직무 전반에 대한 경험 축적 - 나만의 차별점을 위한 직무연관 강점 극대화
- 통계지식을 바탕으로 한 데이터처리/분석 역량 배양 > 업무 효율화에 강점을 가진 인재 목표
- 챌린지를 주는 프로젝트 진행을 통한 직무/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고도화 - Manager Track 커리어 진행
- IT 글로벌 기업에서 커리어 시작(현재)
- 해당 커리어 패스를 위해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은?
- 영어실력 향상: 글로벌 기업에 합류하고 싶다면 의사소통은 분명히 할 수 있어야 한다. 영어 구사능력은 무조건 기본 전제이기에 단기적으로 빠르게 향상
- 통계 프로그래밍 역량 향상: 실무에 활용가능한 통계지식/분석 능력을 통해 업무 효율화 진행 지속, 학위 또는 포트폴리오 축적 / 대학원 진학(고민)
- 명확하고 세분화된 계획수립: 커리어 패스를 위한 세분화된 마일스톤 설정
- rf. 전문직 자격증 취득도 현재 계획에 있으나 희박한 가능성을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야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고민이 든다. 다니게 될 직장이 확정될 경우 빠르고 깊게 고민 후 결정 예정
IV. 마무리
생각보다 글을 쓰고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다. 내가 커리어패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거나 정리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본래 글을 쓰며 서칭하기 전에는 세부 분야의 Specialist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는데, 내가 원하는 커리어패스로 잘 나아가기 위해선 상방이 더 뚫려 있는 Generalist로 역량을 개발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나는 이 결심이 단지 의지에서 끝나지 않도록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나아가야 한다. 돌고 돌아 다시 온 직장생활. 이왕 하는거 정말 최선을 다해서 보람차게 나아가야 한다. 물론, 내가 생각해 둔 커리어 패스는 항상 그대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며 내가 한 선택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를 이끌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내가 바라는 최종 목표를 생각하며 조용하지만 무겁게 실력을 쌓아가고 싶다.
* 블로그에서는 저의 구체적인 직무를 밝히지 않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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