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다니는 혜연

인사(HR) 커리어에 대한 고민

세포집 2024. 5. 28. 21:59

0.

대학에 들어갔다 자퇴도 해보고, 또 정말 할 수 있는만큼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다시 대학을 들어가보기도 하고... 전공을 바꾸고, 또 전공을 추가하여 복수 전공을 해보기도 했다. 고시 준비를 해보기도, 창업을 하여 사람을 모아보기도 했으며 돌고 돌아 인사 직무로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직장 잘 다니다가, 여러가지 상황이 겹치며 홀로 사업을 해보기도 했고 결국 많은 고민 끝에 올 해부터 다시 인사직무로 직장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 5년차 HR. 지금까지 살아온 나의 발자국들을 보면 항시 고민이 많은 바,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함과 동시에 어쩔 수 없이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이왕 다시 회사생활을 하기로 마음먹고 들어왔으니 할 만큼 최선을 다 해보기는 해야 하니까~

 

1.

나는 법학을 나왔기에 처음 인사직무를 시작할 때도 노무 직무 중심으로 근무를 진행했었다. 내가 선택했다기 보다는 위에서 보기에 내가 그 직무에 잘 맞다 보였나보다. 인사제도 기획에는 노무리스크 예방을 위해 최소한의 노동법 관련 검토는 필요하다 생각하기에 첫 직장 커리어는 나에게 너무나 좋은 기회이자 복이었다. 일에 대한 욕심과 경쟁심, 자존심 등이 한데 어우러져 누가 봐도 일 중독처럼 일했고 정말 좌충우돌 부딪히며 직무 경험을 쌓았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좋은 분들이 곁에 있었고, 자신들이 겪어 왔던 시행 착오들을 나에게 알려주셨다. 어림잡아 현 직장 포함하여 7명 정도의 동료, 선배, 리더분들께서 우쭈쭈 하면서 키워 주셨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정말 왜 이렇게 좋은 팁들을 그냥 주시지 하는 마음이 많이 들곤 하였다. (열심히 하려는 후배에게 너무 많은 정보를 주고 싶어 안달난 나를 보면.. 그분들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2.

여차저차 여러 중간 과정들을 모두 생략하고, 5년차 HR이 된 지금! 직장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바로 그 "대리급"이 된 지금!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정말 눈 뜰 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부터는 선택 하나 하나가 나의 미래 커리어에 굉장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생각이지만, 근속년수가 차면 어느정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한 업무경험을 가지게 된다. 인사직무를 좋아하여 시작하고 일에 진심인 사람들은 처음 마주하는 인사업무가 넘어오더라도 그간의 경험으로 곧잘 헤쳐 나갈 수 있다. 하지만 기업규모와 일하는 방식, 넓게 보는 시야 등은 어떤 직장에서 어떤 직무로 일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단순히 규모가 큰 곳이라 하여 시야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며, 규모가 작은 곳에 간다하여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이제부터는 내가 가진 인사직무의 강점을 더 전문화하고 활용도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 

 

3.

그러기 위해선, 우선 내가 가고자 하는 커리어패스가 무엇인지 확실히 정해야 한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귀에 걸면 귀걸이, 눈에 걸면 눈걸이까지 된다고 하는 인사직무에서는 정신 바짝 차리고 나아갈 방향을 정해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민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HRBP다. 지금까지 쌓아온 HR 전반의 기획/실행력을 바탕으로 사업부서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그들의 생산성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로 갈 것이다. 단순히 현업을 지원하고 보조하는 Support Team이 아닌 "Business Partner"가 되어 성공을 위해 함께 나아가고 싶다. 현업에 도움이 되고 나의 노력이 숫자로, 매출로 증명되는!

 

4.

자칫 오해할 수 있는 것이, 다른 HR 영역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수많은 인사직무 커리어 중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이 HRBP라는 것이다. 조직변화가 빠르지 않고 안정적이며, 정말 운영만 필요한 곳은 HRBP가 크게 필요가 없다. HRBP는 시장에서 회사가 더 잘 살아남기 위해 빠른 대응을 하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런 역동적인 시장 속, 끊임없이 변화하며 성장하는 조직에서 실질적이고 도움되는 의견을 제시하고 비즈니스 리더들과 협업하는 HRBP가 되고 싶다. 이 때, 일반적인 기업을 간다면 HRBP와 HR Manager의 차이가 크지 않을 것이기에 앞서 말한대로 직무뿐만 아니라 산업과 회사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5. 

커리어의 방향은 정해졌으니, 이제 실현을 해야한다. 마냥 기회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노림과 동시에 끊임없이 내가 바라는 커리어에 맞는 역량을 쌓아 올려야 하는 것이다. 같은 상태에서 떨어진 포지션을 계속 지원하는 것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경력이 올라갈수록 자기소개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경력기술서 내용과, 그 내용을 구성한 방식으로 평가 받는 것 같다. 어찌보면 커리어를 쌓을 때 이력서상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강점을 강화시킬 수 있는 커리어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가장 최선의 커리어패스 설정방법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생각이 다른 곳으로 넘어가기 전에 마무리를 해보자면, 나는 내가 바라는 HRBP가 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준비를 할 생각이다.

 

  1. 직무전문성: 사업계획, 재정관리, 인사노무, 교육문화 등 비즈니스 파트너로 현업 리더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실력을 가져야 한다. 그들이 진정으로 대화할 수 있는 동료가 될 수 있도록.
  2. 데이터 지식: 직감도 물론 중요하지만, 의사결정은 기존 데이터 기반으로 판단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데이터를 확인하고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 한다.
  3. 영어: HRBP는 아직까지 외국계에서 더 활발하고, 실질적으로 비즈니스 파트너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리더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영어공부는 앞으로도 꾸준히 할 것이다.

 

6.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아갈지는, 오늘의 내가 선택한 시간들이 만든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진정으로 안다고 할 수 있는 만큼 실천이 따라오지 않는다. 앎이 행동이 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언제까지 높이 날아가는 새를 쳐다보기만 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 늦었다 생각했을 때가 정말 늦은 거다. 그러니 더욱 더 이악물고 달려야 하는 것이다. 돌고 돌아 직장생활로 다시 돌아왔으니 한 번만 더 이 악물고 달려봐야겠다. 얼마 뒤 내 모습이 나도 기대될 정도로 노력해야지